아니 내가 번아웃이라니

최선을 다해 열심히,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게 당연한 요즘입니다. 취업은 점점 힘들어지는데 SNS에서 나보다 훨씬 잘나가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보다 보면 한껏 위축되어 버리죠.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계란이들은 '죽을 각오로 노력해 봤냐'는 말을 한 번씩은 들어봤을 거예요. 우리는 유독 자신이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남에게 인정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내 옆에 있는 저 사람이 훨씬 더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요. 내가 뭘 했다고 번아웃이겠어, 하는 마음이 들지도 몰라요. 이뿐 아니라 자신이 번아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가야 할 것 같아서, 또 스스로가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느껴져서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정신적으로 지치고 힘든 사람의 ‘의지’에 대해 그들의 ‘문제’라고 말해온 우리 사회의 풍토. 이것들 때문에 우리는 힘들다는 이야기조차 쉽게 할 수 없게 된 것 아닐까요?

저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번아웃이란 일반적으로 회사나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 겪는 문제라고 생각하시지만, 저의 번아웃은 대학교 2학년 때 찾아왔답니다. 오히려 학생 때 번아웃에 심하게 데인 적이 있었기에 이후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잘 대응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우리에겐 작은 행동, 즉 한 걸음이 필요합니다. 번아웃처럼 정신적/신체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갑자기 부담스러운 변화를 일으키려고 하면 오히려 도망치고 싶을 거예요. 작디작은, 누가 보면 ‘에이 이게 뭐야’ 할 정도로 특별하지 않고 작은 행동일수록 바로 실천할 수 있고 꾸준히 실행할 수 있답니다. 상황별로 함께 살펴볼까요?

👀 눈앞의 일이 불안할 때 : 일 쪼개보기

이사를 해야 한다. 새로운 집을 구해야 한다.

→ 벌써 머리가 아픕니다. 너무 큰 일이 눈앞에 떨어졌네요.

집 근처 부동산을 내일 점심 시간에 방문해본다.

→ 이건 그래도 제법 괜찮죠?

아래 사진은 에디터의 실제 투두리스트에요. 시험을 쳐서 점수를 받기보다는 공부할 앱을 찾는 것이 훨씬 간단하지 않나요? 할만해 보이고요!

에디터님들의 계발톡🗨

큰그릇🍷 : 바다를 보러 갑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져서 다시금 잘해보자고 마음 먹게 거든요.

리드🌾 : 저는 독립영화관을 찾아가요! 누군가가 정성스럽게 빚어낸 영화를 보면 생각이 비워져요

릴리🌼 : 저는 환경을 바꾸는 것에 집중했어요. 같은 출퇴근 길을 다른 방법으로 가보고, 운동의 종류를 바꿔서 변화를 주려고 시도했답니다.

추첨을 통해 총 5권 증정 이벤트도 하고 있으니, 많은 참여 바랍니다!
당첨자 발표 : 12/14

저는 번아웃을 자주 겪진 않았지만, 한번 겪을 때 굉장히 세게 맞곤 합니다. 그런데 늘 그 시기를 잘 지내도록 해 준 것은, 아주 사소한 일들이었습니다. 쓰레기 제때 버리기, 설거지 바로 하기, 이부자리 정리하기…. 이런 것을 보면 우리를 지탱해 주는 일들은 사소한 일들인가 봐요. 오늘도 쉽지 않은 삶을 잘 살아낼 여러분과 저를 아주아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