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회고록

주말마다 하는 일이 있어요. 한 주간 틈틈이 일상 사진을 찍고, 그중 마음에 드는 사진을 10장 이내로 엄선해 SNS에 올리죠. 사진첩으로 활용하는 제 인스타그램은 이제 청명한 하늘과 귀여운 고양이 사진들로 가득한데요.

6월을 마무리하면서 그간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사진들을 돌아보았어요. 누군가에겐 그저 평범해 보이는 사진일지언정 제게는 시간이 지나고 봐도 여전히 아름다운 기억들로 남아있죠. 사진을 보다 보면 제가 진정으로 행복해지는 순간들이 언제인지 알게 돼요. 저는 주로 푸른 자연을 걷거나, 좋아하는 책을 다시 읽거나,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아요. 그런 순간들은 저를 저답게 만들어주니까요.

이런 느낌은 취업에 성공했을 때나 업무로 인정받던 순간에도 경험해보지 못했어요. 그런 순간도 물론 소중하긴 했지만, 제가 정말 편안해지는 시간은 따로 있었으니까요.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언제 행복을 느끼는지 알고 싶다면 소소한 행복을 쌓을 수 있는 여러분만의 사진첩을 만들어보세요. 이름하여 기쁨 사진첩! 여러분의 보장된 행복이 되어 줄 거예요.

월간 목표 세우고 돌아보기

저는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에 비해 달성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편이라 회고 모임에 참여하고 있어요. 한 달 단위로 운영되는 이 모임은 매달 목표를 세우고, 중간 점검을 통해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멤버들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요. 달의 마지막 주에는 월간 회고를 작성하며 지난 한 달간의 소회를 적어내죠.

회고 모임에 참여했던 세 달 내내, 제가 욕심이 많다는 걸 체감하게 됐어요. 이미 평일이 가득 차 있는데도 월간 목표를 세울 때는 자격증 취득이나 독서, 블로그 운영까지 모두 하고 싶다는 오기가 생기곤 하죠.

이번 달은 포토샵 자격증을 취득하고 폰 앨범 정리를 마무리했지만, 결국 나머지는 손도 대지 못한 채 끝내게 되었습니다.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목표들로만 가득 채우면 주변의 소소한 행복들을 놓치게 되는 것 같아요. 자꾸 일들을 벌여놓는 제겐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필요하죠. 이번 7월엔 단 두 개의 목표, 컴퓨터활용능력 2급 자격증 취득과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문학책을 읽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회고를 하는 이유

"진짜 꿈이 있는 사람들은 꿈 때문에 많은 것을 참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용감하게 선택하고 대가를 치른다." _《아무튼 메모》, 정혜윤

작년 초, 원하던 업계의 입사를 꿈꾸며 취업 준비를 했을 때 적어놨던 책 속 문장이에요. 당시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기에 절박한 심정으로 취업 준비에 임했고, 입사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리라는 결심으로 매일같이 문장을 읽었죠.

그렇게 원하던 회사에 들어온 지 1년이 지난 지금. 저는 다시 퇴사를 고민하고 있어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회사 문화와 같은 요소들을 신중히 고려하며 내린 결론이죠. 사실 짧은 기간 내 180도 바뀐 제 마음이 변덕스러운 건 아닐까 많이 불안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회고를 하다보니 이제는 제 선택에 믿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회고란 내 마음을 탐색하는 일이고, 무엇보다 경험을 기반으로 앞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요. 

좋았던 점: 6월 1일에는 동생의 훈련소 수료식이 있었어요. 온 가족이 논산 육군훈련소로 출동해 늠름해진 남동생을 축하해줬죠. 저희 남매가 성인이 된 이후 다 함께 가족 나들이를 떠난 건 정말 오랜만이었는데요. 같이 밥을 먹고,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가족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이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운 점: 업무가 바빠져서 이번 달에는 운동을 자주 못 갔습니다. 무기력할수록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데 자꾸만 늘어지더라고요. 하지만 7월은 미리미리 업무를 끝내면서 절대 운동을 소홀히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프로 킥복싱러가 되기 위하여 주 3회 운동을 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