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누구나 ‘두려움’을 마주하는 순간이 있죠. 여러분에게 두려움이란 어떤 것인가요? 누군가에겐 공포의 다른 말일 수도 있고, 또 어느 누군가에겐 선택의 기로에서 찾아오는 기분 같은 것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질문을 한 번 바꾸어 볼까요?

여러분은 두려움을 마주한 순간, 어떻게 하시나요?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 암을 진단받았습니다. 처음 확진 받던 날, 오만가지 감정이 목 끝을 치며 밀려들었어요. 바로 ‘두려움’이었죠. 그날 저녁, 밥 한 공기를 전부 비우고 요가를 하러 갔습니다. 정신은 없었어요. 머릿속이 몽롱하기도, 멍한 것 같기도 했죠. 그럼에도 몸에 익은 익숙한 루틴으로 곧장 할 수 있는 일을 했습니다.

벅찬 상황이라도 할 일을 미루고 싶진 않았어요. 한날한시라도 허투루 날려 보내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흘러가는 시간을 따라 저 또한 흘러가기로 했습니다. 출근해서 일하고, 여느 때와 같이 퇴근도 하면서요.

그리고 천천히, 앞으로의 계획을 개편하기 시작했어요. 재직 중이던 회사엔 퇴사 의사를 전하고, 바쁘단 이유로 충실하지 못했던 주변엔 못다 한 이야기와 함께 소식을 전달했죠. 차근차근 하나씩 지금의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당연한 것부터 해 나갔어요.

그러다 한 번씩 언제 어디서든 울고 싶을 때면 울었습니다. 가장 어렵지 않은 일이었죠. 그러니 무엇이든 좋습니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기록은 사소한 것부터

‘나를 기록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기록은 나의 원천을 더욱 견고히 만드는 기반이거든요. 시간이 약이라면, 기록은 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주변 환경부터 세월까지 광범위한 외부 요인에 따라 ‘나’는 얼마든지 변화를 맞이할 수 있어요. 하지만 기록은 늘 그 자리에 남죠. 그 기록이 ‘나의 역사’가 됩니다. 그렇기에 과거의 내가 남긴 모든 흔적들은 오늘의 나에게,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 다양한 형태의 힘으로 전달돼요.

‘이만큼 힘들었구나.’

‘이렇게 이겨냈지.’

‘내가 이런 생각도 했었나?’

‘그런 흑역사도 있었지.’

지난 시간, 스쳐 간 생각, 지나간 마음을 통해 나 자신을 환기시킬 수도 있죠. 때문에 두려움과 트라우마, 상처까지도 기록으로 한데 담습니다. 시간이 흐른 뒤, 다시금 기록을 들여다보며 그날의 기억들을 마주하면 동시에 털어 내는 일도 쉬울 거예요. ‘그땐 그랬지’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간단한 기록 앱을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기록의 성격에 따라 앱 사용을 달리하는 편인 저는, 가장 솔직한 마음을 낱낱이 남기고 싶을 때 ‘pencake’를 활용해요. 앱 자체에 비밀번호를 설정할 수 있어서 혼자 쓰고, 오롯이 나만 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랍니다. 지극히 비밀스럽기에 유일무이한 ‘마음 창고’인 셈이죠. 오늘부터 나의 모든 마음, 기록으로 보관해 보는 건 어떤가요?

여기까지, 오늘 제가 여러분께 전하고 싶었던 두려움에 맞서는 마음 단련법이었습니다. 힘든 순간을 마주한 때에 부디 이 이야기가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해야 할 일이 막연히 크게 느껴질 때가 있죠. 그럴 때는 하나씩 쪼개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답니다. 청소가 너무 힘들다면, 우선 청소 용품을 꺼내자! 이렇게요. 작은 실천이 주는 활력과 나비효과를 믿어보세요. 미래를 마주할 용기가 훨씬 더 생긴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