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장 먼저 친구들이 떠올랐어요. 연인과의 설렘과는 별개의 감정이지만, 저는 친구들에게서도 사랑을 많이 느껴요. 어느 날 불쑥 안부를 물어주고, 낭만적으로 꽃을 사 들고 오기도 하며, 제 일에 진심으로 기뻐하거나 화를 내주는 모습을 볼 때면 참 운이 좋다는 걸 깨닫기도 하죠. 말하지 않아도 내가 좋아할 것들을 척척 알아주는 그 감각 앞에서, ‘이게 사랑이 아니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에 너무 재미있게 다녀온 페스티벌 사진이에요~

또 하나는 제 삶의 원동력이 되는 덕질이에요. 어릴 적부터 무언가를 깊게 파고드는 걸 좋아했던 저는, 어린 시절엔 발레를, 어느 시기에는 좋아하는 드라마를 수없이 돌려보았고, 오랫동안 가수를 좋아하며 공연과 콘서트를 쫓아다니기도 했어요. 바라만 봐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매일 보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행복과 안녕을 간절히 바라게 되는 이 마음 역시 사랑이라고 생각하죠.

어쩌면 '사랑이란 무엇일까?'란 의문은 영원히 고민해야 할 물음일지도 몰라요. 다만 저는 이런 방법으로 저만의 사랑의 형태를 찾아가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그 순간을 떠올렸을 때 그 기억들이 조금이나마 지친 하루를 또 이겨낼 힘이 되어준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 아닐까요. 이 모든 것들이 제 삶에서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보다 더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갖게 만드니까요.

저와 비슷하게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것들이 참 많았던 작가님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작가님은 프로게이머부터 배우, 아이돌까지 정말 다양한 장르에 좋아하는 것들을 두셨답니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문장 하나하나에 하이라이트를 표시하며 200% 공감할 책이라고 생각해요!

“ 나를 사랑하기 정말 쉽지 않은 세상이다. … 그런 일상 중, 잠시라도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덕질이 어찌 사랑스럽지 아니할 수 있을까? … 최애를 향한 사랑은 무조건, 나에게로 더 크게 돌아온다”

많은 문장 중에서 제 마음속에 가장 깊이 남은 문장을 남겨요. 이 문장은 저도 모르게 ‘와…’ 하는 탄성을 지르게 했죠. 개인적으로 무척 외로웠던 학창 시절, 저는 가장 좋아하던 아이돌의 무엇이든 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노래를 매일 들으며 공부에 몰두하곤 했어요. 지금은 최애를 좋아하면서, 사소한 불만이 생길 때마다 ‘이 사람이라면 오히려 낭만이지 하고 웃어넘겼겠지’라는 생각을 떠올리며 긍정적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또 ‘언젠가 사랑이 이길 텐데’라는 인터뷰를 하면서 사랑의 노래를 쓴 또 다른 최애 덕분에 저 역시 이렇게 사랑에 대해 고찰하며 여러분께 글을 쓰게 되었네요.

물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든 모습을 제가 알지는 못하겠지만, 제가 사랑하고 동경하다보면 그 모습이 제 삶에 녹아들어요. 그리고 그게 더 넓고 단단하게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저 역시 그 사랑이 내게로 더 크게 돌아온다고 믿어요.

사랑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많이 써있는 책을 읽어본 적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책이었답니다! 제목 처럼 사랑하는 것들이 저희의 세상을 가득 넓혀주기를 바라며, 여러분이 사랑하는 것들도 더욱 많아지기를 응원합니다.

• 추천 도서/웹소설을 통해 새벽님의 취향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김애란 작가님의 <바깥은 여름> 외에 읽어보지 않은 작품들이라 차차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제 추천 책은 신형철, <인생의 역사>예요. 작가님의 담백하면서도 유려한 문체가 돋보이는 시 평론집입니다!

• 책 이야기는 늘 재밌고 흥미로워요. 저는 책 읽으면서 책에 어울리는 노래 찾는 걸 좋아하는데, <바깥은 여름>은 이미 읽었지만, 돌아오는 여름에 다시 읽으면서 <바람이 분다>라는 곡을 들어보고 싶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