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싫어하는 일을 참고 견뎌본 적이 있나요?

2025. 7. 8.

안녕하세요 님, 에디터 릴리입니다🧡 어느새 본격적인 여름이네요. 개인적으로 여름 하면 떠오르는 장면들이 몇 개 있어요. 그 장면 속의 여름은 정말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길고 긴 날들이었죠. 왜냐하면, 바로 제가 가장 싫어하던 첫 직장을 다니던 시기의 계절이었기 때문이에요.

이 이야기와 이어지는 오늘의 질문은, '당신은 싫어하는 일을 참고 견뎌본 적이 있나요?' 입니다. 저는 이 질문에 망설임 없이 ‘네’ 라고 대답할 수 있어요. 저는 제 전공을 살려 시작한 첫 직장의 일을 너무나 싫어했어요. 그래서 사실 처음에는 잘 견디지 못하고 불과 몇 개월 만에 첫 직장을 그만두었답니다. 남들이 보기엔 짧은 시간이었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매일이 고난의 연속이었죠.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냐고 물어본다면, 높은 업무 긴장도와 함께 미숙한 나 자신을 인정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어요. 매일 누군가에게 혼나고, 제 능력 밖의 일을 당장 해내야 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 시기를 떠올리면, 침대에 누워 그 안으로 푹 가라앉아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여기저기 하소연도 하고, 출근길에 긍정적인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다잡기도 했어요. 어느 날은 그토록 좋아하는 바다를 보러 강릉으로 떠났는데, 맑은 여름과 푸른 바다 앞에서 그토록 마음이 슬펐던 적은 처음이었어요. 조금만 벗어나면 이렇게 반짝이는 것들이 있는데, 나는 매일 그렇게 싫은 것들에 둘러싸여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이토록 싫어서 도망쳤던 것도, 시간이 지나고 나니 후회로 남더라고요. 누구도 뭐라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스스로에게 당당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음 해 여름, 저는 같은 직무에 다시 도전했답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도, 내가 이렇게 싫어하는 일에까지 노력을 쏟아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싫어하는 것도 끝까지 가보고 X 표시를 해야 후회가 없다’라는 마음으로 임했죠. 덕분에 10번이 넘게 면접도 보고, 취업과정에 대해서도 전보다 훨씬 능숙해졌어요. 그 경험들이 예상치 못한 저의 자산이 되었죠.

그리고 올해 여름, 저는 그토록 싫어하던 일을 1년이나 버텨낸 사람이 되었어요. 이젠 정말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누군가는 '겨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가 얼마나 진심으로 그 일을 싫어했는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저니까요.

혼자 떠난 일본 여행에서 찍은 수국이랍니다 :)

너무 싫어하는 일을 목표한 만큼 견뎌보니까, ‘난 이것도 해낸 사람이야’ 라는 튼튼한 자존감이 생긴 기분이에요. 그리고 참 신기하게도, 그 싫어하던 일을 버텨내는 방법도 생겨나고, 그 속에서 조금씩 좋아하는 요소들도 발견하게 되었어요.

저도 한 번 도망쳐본 사람으로서, 견디는 것이 무조건 정답만은 아니라는 걸 잘 알아요. 때로는 도망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알기에 언제나 그런 선택을 응원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저처럼, 스스로 한 톨의 후회가 남았다는 걸 인지하게 된다면 한 번쯤은 견뎌보기로 마음먹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그렇게 견디고 난 여름은 잊히지 않더라고요. 그 속에서 얼마나 애썼는지 스스로는 또렷이 기억하니까요.

누군가에게는 도망치는 여름도 있을 것이고, 묵묵히 견뎌내는 여름도 있겠죠. 하지만 그 무더운 계절을 한 번쯤 끝까지 살아본 당신은 훨씬 단단해져 있을 거예요. 그 과정이 지독한 더위처럼 결코 순탄하지는 않겠지만, 당신의 여름이 언젠가는 자랑스러운 계절이 되기를 바라요.

너무도 싫은 일을 견뎌낼 때,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건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다짐이었어요. 저에게 그것은 공연이었고요.

첫 번째 도전에서 도망쳤던 이유는 그 일이 제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는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다시 도전할 때는 ‘이번엔 내 삶을 지키며 해내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버텼죠. 그렇게 지난 1년 동안에는, 정말 많은 공연을 보러 다녔어요. 공연은 몇 시간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 기억 하나로 오랜 시간을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고 믿어요. 계란이들에게도 매년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을 소개해 드릴게요.

🌳 Park Music Festival

매년 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여름 페스티벌이에요. 가장 더운 시기에 열려서 체력적으로는 쉽지 않지만, 그래서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공연이기도 해요. 처음 파크뮤직페스티벌(이하 파뮤페)에 갔을 때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보러갔다가, 땡볕에 항복하고 실내로 도망쳤던 기억이 있어요. 해가 질 무렵에서야 겨우 무대를 제대로 즐겼죠.

더위에 지친 작년 파뮤페의 낮 ☀️

비에 젖은 작년 파뮤페의 밤 🌙

작년에는 비가 와서 망했다! 싶었던 순간이 오히려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어요. 우비를 입고 친구와 비를 쫄딱 맞으며 스탠딩 구역에서 뛰어놀았거든요.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가 쏟아지던 '잔나비'의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티스트도 관객들도 눈뜨기도 힘든 빗속에서 한마음으로 소리치며 놀았거든요! 돌아오는 길엔 비에 젖은 생쥐 꼴이 되었지만, 진짜 여름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었어요.

파뮤페는 ‘여름이었다…’ 라는 말이 어울리는, 여름을 찬란한 기억으로 남기기에 참 좋은 페스티벌이에요. 올해는 이미 끝났지만, 내년에는 진한 여름을 즐기기 위해 파뮤페를 보러 가보시는 건 어떤가요?

싫어하는 일을 견디는 동안, 좋아하는 것을 놓지 않으려 애쓴 시간이 결국 저를 지켜주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갑자기 괜찮아지진 않았지만, 덕분에 저는 조금 더 버텨낼 수 있었답니다. 여러분도 좋아하는 것들을 가득 녹여내며 힘을 낼 수 있는 날들을 보내시길 바라요.

안녕하세요, 리드입니다. '당신은 싫어하는 일을 참고 견뎌본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그 일이 업(業)을 의미한다면, 저는 '아니요'라고 답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하곤 해요.

'어떻게 해야 내 삶에서 조금 더 무모한 도전을 할 수 있을까.'

인생에서 보람과 의미를 1순위로 여기는 저에게, 일은 버티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때로는 무모하고 바보 같은 선택일지라도, 결국 내 가치관에 맞는 일을 찾아가려 애쓰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릴리님의 글을 읽으며 또 하나의 배움을 얻었어요. ‘견디는 시간 속에도 배움과 의미가 쌓일 수 있다’는 것. 릴리님이 지금의 일을 계속하시든, 다른 선택을 하시든 그 시간은 분명히 내면에 단단히 쌓여, 앞으로의 삶에 든든한 발판이 되어줄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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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이의 소중한 의견

🔗혹시, 주제별로 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무너진 일상에서 쉽게 돌아올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저에게 딱 맞는 주제가 찾아왔네요! 무너진 일상의 표지를 찾고 작은 성취를 이루기! 저 같은 경우 무너진 일상의 표지는 침대에 눕는 시간이 길어질 때인 것 같아요. 저는 one line a day 일기장을 사서 쓰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 일기장이 두꺼워서 여러권 보관할 공간이 없어요. 혹시 노션 5년일기 템플릿 공유 가능할까요?

👉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필요한 법이죠. '일상의 표지'라는 말이 너무 와닿는걸요. 그렇다면, 침대에서 앉아서 책 한권 읽기를 작은 성취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요?

🔗5년 일기 템플릿과 함께, 소박한 하루의 기록을 함께 만들어봐요♥️

저도 나를 지키기 위해 몇 가지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루틴 앱에 성공 버튼을 누르며 저 자신을 대견해 하기도 하고, '하기 싫지만 조금이라도 하자' 하고 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딸에게 <ONE LINE A DAY>를 선물해야겠어요. 나를 키우는 것은 '바로 나'이니까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하기 싫지만 조금이라도 하자.라는 마음이 일상을 유지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계란이 여러분의 답장과 루틴 덕분에 에디터들도 더욱 힘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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