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제 목표는 나 자신과 친해지기였어요. 나는 나와 평생을 함께 지내야 하는데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을 느끼는지 전혀 모르니 저와 친해지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작년엔 기존에 쓰던 일기와 독서기록 외에 Selfmade 백과사전이라는 노트를 만들어 보았어요. 거창해 보이지만 제가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끼는지, 어떤 음식과 장소를 좋아하는지를 적어보는 소소한 나 사용설명서였죠.

따로 문항이나 주기를 정해두지 않고 막연히 적다 보니 연말쯤엔 흐지부지되었지만, 덕분에 의도적으로 더 많은 경험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었어요. 매달 좋아했던 책이나 영화,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을 결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

그래서 2025년에는 이 기록들을 더 세분화해서 주제별로 정리할 예정이에요. 제 올해 목표는 세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것인데요, 지식을 쌓을수록 세상을 더 선명히 볼 수 있다고 하잖아요. 들꽃 한 송이도 그 꽃이 자라온 계절과 흙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에게는 작은 우주처럼 느껴지듯이요.

올해는 ‘여행 기록’과 ‘새로운 장소’ 같은 경험을 기록하며 세상을 공부하고,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와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물론 그 과정에서 스스로와도 더 가까워지고, 한층 더 단단한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답니다.

혹시 위 이야기를 들으며 기록에 관심이 생기셨을까요? 새해 목표를 기록으로 시작하고 싶지만,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면 제가 현재 실천 중인 기록 방법이면서 앞으로 시도해 보고 싶은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릴게요 🙂

#연력, 일상을 기록하는 간단한 방법

가장 쉬운 기록은 역시 내 일상을 적어보는 게 아닐까 싶어요. 감사일기·5년일기·모닝페이지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사실 매일 책상 앞에 앉아 장문의 일기를 쓰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저는 1년이 담겨있는 큰 포스터에 간단히 하루를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3년째 매년 초 만다라트 계획표를 작성하며 목표를 점검하고 있어요. 특히 삶의 영역을 8개로 나누어서 내 인생을 분류하고 우선순위를 점검할 수 있다는 점을 좋아합니다.

처음 만다라트를 만드는 경우라면 8개의 영역을 나누는 것부터 쉽지 않을거예요. 하지만 꼭 8개를 채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제 막 자기계발을 시작했다면 건강/관계/지식 이렇게 큰 범위로 삶을 나눠봐도 괜찮아요. 중요한 건 목표를 구체화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들을 세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니까요.

긴 시간동안 내 삶의 우선순위를 찾고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인생, 매력적이지 않나요?

#디깅기록, 좋아하는 것을 깊게 파헤치는 힘 

제 2025년 목표는 '세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죠. 올해는 세상에 가득한 새로운 것들에 관심을 가져볼 계획이에요. 제가 관심 있는 것들을 매달 키워드로 정해 매일 그에 대한 것들을 적어보는 거죠. 이렇게 1년이 모여 12개의 키워드가 생긴다면, 내년 이맘때의 저는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요?

올 해 제 첫 번째 디깅기록은 '요리'예요. 매일 달력을 펴고 오늘 만든 요리들을 적어보고 있죠. 아마 1월 말에는 제가 어떤 재료를 좋아하고, 국물을 좋아하는지 파스타를 좋아하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올 해의 마지막인 2025년 12월 31일, 1년동안 모아온 12개의 디깅 기록을 정리해 CHAT GPT한테 물어보는 거죠, ‘GPT, 내 한 달의 키워드와 취향은 이것들이야. 올해의 나는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었을까?’ 연말이 다가오면 GPT가 정의해주는 제가 너무 궁금해지네요🙂

기록이란 쓰는 순간도 물론 좋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흘렀을 때 더 의미가 커지기 때문에 처음엔 지루하고 재미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의 삶을 애정하는 마음으로, 미래의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으로 하루를 기록하다보면 과거의 내가 참 애틋하고 사랑스러워집니다. 계란이들에게 2025년에는 나를 사랑하는 새로운 방법, 기록을 선물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