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벌써 여름도 중복을 넘어섰네요. 조금만 더 버티면 어느새 선선한 바람과 높은 하늘이 우리를 맞이해주겠죠? 그러나 그전에, 함께 7월의 나는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회고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정신없는 더위에 시간이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는 사태를 막아보자구요!
제 7월의 키워드는 크게 기술직, 마작, 여행, 꿀주라고 말할 수 있어요. 6월의 저는 상상도 못했던 키워드들이 군데군데 섞여있는데.. 인생은 알다가도 모르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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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까지는 사무직으로 일했고 7월부터는 예비 기술직으로 한창 도배를 배우고 있는 중이에요. 가끔 친구들과 농담처럼 "우리도 지금부터 기술 배워야해"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 제가 제일 먼저 실천에 옮긴 사람이 되었습니다.
갑자기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에요. 이전부터 이런저런 것들을 들어왔었거든요. 친척 언니와 다과를 나누며 ‘요즘 젊은 사람들이 신축 아파트 인테리어 일을 많이 하는데 수입이 좋다더라’ 지나가듯 했던 이야기, 책 <나, 블루칼라 여자>를 읽으며 건설, 수리 분야 등 기술직에서 여성들이 일하고 있다는 정보 등 말이죠. 그때는 대단하다 정도로만 여기고 넘어갔지만, 퇴사 결심 후 진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문득 떠올랐어요.
"한번 사무직 바깥으로 나가볼까?"
요즘에야 기술직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그럼에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다만 예전 레터에서 ‘방황’에 대해 얘기했던 것처럼, 저는 특별한 꿈이나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오히려 분야를 옮기는 것에는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그저 주위의 시선, 특히 가족의 우려가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었을 뿐이에요.
당연히 몸 쓰는 일인 만큼 ‘아이고’ 소리가 나오고 여기저기 욱신거리기도 해요. 그래도 컴퓨터 앞에 앉아서 프로그램을 다뤘던 때보단 즐겁게 배우고 있답니다. 막상 현장에 가보면 환경에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뭐 어때요! 일단 해보는 거니까요.
열심히 배워서 8월 시험에 응시할 예정입니다. 저에게도 국가기술자격증이 생기는 순간까지 한번 가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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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의 기억하고 싶은 순간들
♠️마작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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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영화 ‘황해’에서 나온 이 게임을 아시나요? 화투보다 다양하고 트럼프 카드보다 복잡한 이 게임의 이름은 마작입니다. 이 장면만 보면 마작은 어쩐지 은밀하고 불량할 것 같고, 도박 같은 느낌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우연한 기회에 다녀온 마작 교실은 화기애애하게 승부를 겨누는 장이었어요. 숫자패와 그림패를 가지고 노는 전형적인 카드 게임이라 상대방의 패를 유추하고 나에게 유리한 패를 가져오는 계산도 필요했죠.
더불어 마작은 인생의 교훈을 주기도 했어요. 필요없다고 패를 버리면 꼭 다음 순서에 그 패의 짝이 들어오거든요. 게다가 자기 차례에 반드시 하나를 버려야 하기 때문에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어떤 패턴이 만들어질 확률이 가장 높은가?’
이건 우리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미래에 어떤 기회가 찾아오는지 알 수 없어도 지금의 내가 파악할 수 있는 패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니까요.
이런 저를 보고 제 손윗사람은 ‘너 도박에 빠진 거야’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지만, 저는 돈을 걸지 않았기 때문에 당당합니다. 세뇌당했다고 혀를 차는 소리를 뒤로 한 채, 차후 동아리 가입 계획을 세웠어요. 이번 달은 도배를 배우느라 바빠서 어렵지만, 8월쯤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좀더 익혀볼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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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바다여행. 뻔한 스토리지만 알던 맛 그대로 좋았어요. 강릉역에 내렸을 때 비가 포슬포슬 내리긴 했어도 그것 나름대로 운치 있었습니다. 비 맞으면서 수제버거도 먹고, 독립서점도 마음껏 들리고, 샤워하고 에어컨 쐬는 것까지 모두 즐거웠거든요.
산과 바다 중 고르라면 역시 저는 바다파인 것 같아요. 끊임없이 움직이는 파도와 잠잠한 바다를 보고 있으면 어쩐지 제 고민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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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버거집에서 무료로 조이스틱 게임을 할 수 있어서 20분 동안 던전 앤 드래곤 게임을 했습니다. 정식판이랑은 살짝 다른 것 같았지만 과거를 추억하며 열심히 깼어요. ‘드워프 캐릭터가 원래 있었나..? 성기사 캐릭터 아니었나’ 갸우뚱 거리며, 메이스를 휘두르고 용을 잡았습니다. 후다닥 해지기 전 바다를 보러가야 해서 끝까지 깨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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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청도 담그지 않는 제가, 술을 한번 말아봤어요. 퇴사하고 나서 이런저런 활동들을 부지런히 신청하다가 농업센터에서 매주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알았죠. 이름도 무려 ‘꿀주’. 뭔가 그리스로마신화의 넥타르 생각도 나고, 꿀주면 부담없이 맛있을 것 같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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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 이론 수업 하고, 15분 정도 그 전주에 담궜던 과실주 맛도 보면서 수강생분들과 낮술 한잔씩 걸쳐보았습니다. 파는 것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나머지 시간 동안 꿀주를 담궜는데, 재료는 생각보다 간단해요. 넉넉하게 물, 의외로 미에로화이바, 달달한 레몬청, 당연히 꿀, 향을 덜어주는 아가베, 그리고 효모. 이렇게 넣었습니다.
당분이 발효되면서 알코올이 만들어진다고 해요. 단, 너무 달면 술이 안된다고 합니다. 잘 숙성시킨 뒤엔 가족들과 축배를 들어볼까 해요. 이번 달도 고생한 우리들을 위하여😀
이렇게, 7월도 지나갔습니다. 계란이의 7월은 어떠셨나요? 사실 회고는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괜찮아요. 이번 달에 내가 잘 잤는지, 못 잤다면 왜 그랬는지 스스로를 살피고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나 음료, 지나가다 찍은 예쁜 하늘도 모두 회고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어떤 성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면, 어느 정도 왔는지 되돌아볼 수도 있겠죠!
곧 다가올 8월의 더위를 또다시 이겨내고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하고 있는 것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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