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에 방영된 SBS 프로그램 '서클하우스'에 상이한 경제관을 가진 청년들이 등장해 인상 깊게 봤던 적이 있어요. 한 청년은 차를 8번이나 바꾼 카푸어였고, 또 다른 청년은 월급의 80%를 적금하며 조기 은퇴를 꿈꾸는 파이어족이었죠. 이렇듯 두 사람은 돈을 쓰는 방식은 달랐으나 가진 자금을 모두 소비하는 것도, 되려 지나치게 절약하는 것도 불안하다고 토로했어요.

카푸어와 파이어족. 모두 극단의 예시로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경제관과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돈에 대한 걱정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돈을 현명하게 다룰 수 있는 걸까요? 

일생동안 함께할 ‘돈’을 잘 다루는 방법은 나만의 '금전 관리 체계'를 만드는 거예요. 이는 돈을 잘 모으는 능력뿐 아니라 현명하게 '쓸' 줄 아는 역량을 키우는 걸 의미하죠. 특히 가계부는 '내 수중에 있는 돈’을 현명하게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하루를 기록하는 플래너를 오랫동안 써왔는데요. 플래너와 가계부는 서로 비슷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루를 점검하고 다음 날의 목표를 세우기 위해 플래너를 쓰듯이, 가계부 역시 수입·지출 내역을 기반으로 다음 달의 예산안을 정하는 데 의의가 있죠.

“이번 달에는 쇼핑비로만 00원을 썼네! 다음 달에는 5만 원 아껴보자.”

“교통비만 15만 원이 나가는구나. 다음 달은 지하철 정기권을 이용해볼까.”

가계부를 작성하는 것은 주체적인 경제 습관을 형성하는 좋은 수단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저의 경우,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경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저 수입·지출 내역을 작성했을 뿐인데 티끌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레 돈을 더 모으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죠. 그뿐일까요? 살면서 처음으로 잉여 자금을 마련해 추가 적금을 들기도 했답니다. 전부 가계부를 쓰기 전까지는 생각지도 못하던 일들이었죠.

몇 가지의 시행착오를 거친 뒤 정착한 저만의 가계부 작성법. 오늘은 여러분에게 어플을 이용해 손쉽게 가계부를 쓰는 방법을 소개해드릴게요.

1단계. 시작인 반이다! 가계부 앱 설치

요즘에는 어플이 잘 되어 있어 손쉽게 가계부를 쓸 수 있어요. 갤럭시 휴대폰을 사용하는 저는 현재 ‘똑똑 가계부’ 어플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이폰 사용자에게는 '위플 머니' 어플을 추천드릴게요. 두 어플 모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기능으로 이용이 간편하답니다.

어플을 설치했다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가계부에 자동 입력되도록 만들어주세요. 저의 경우 체크카드를 쓰면 은행사 어플로부터 알림이 오기 때문에 별도로 세팅하지 않고도 자동 입력되더라고요.

2단계. 지출 내역부터 분류하자!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첫 달은 내가 어디에 소비하는지 지출 내역을 명확하게 분류하는 게 중요해요. 오늘 돈가스를 먹었다면, 지출 내역을 '식비- 홍익돈가스'로 수정하고 '식비 카테고리' 항목에 분류하는 거죠. 이때 꿀팁! 시간이 지나고 내역을 확인하더라도 어떤 소비를 했는지 단번에 떠올릴 수 있도록 최대한 자세하게 적어보세요. 가령 자라에서 옷을 구매했다면 ‘쇼핑비 – 자라 치마’라고 명시하는 거죠.

*저는 지출내역을 식비, 문화생활비, 사회생활비, 적금&주식투자비, 쇼핑비, 비상금 통장으로 나누고 있어요!

3단계. 가장 중요한 예산안 짜기

한 달 치의 수입·지출 내역이 쌓였다면, 이제 소비 내역을 전반적으로 검토하면서 예산안을 짤 차례입니다. 내가 판단하기에 과잉 지출한 내역이 있었다면, 다음 달에는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따져보는 거죠. 예를 들어 이번 달에 충동구매로 쇼핑비로만 30만 원을 소비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렇다면 다음 달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25만 원으로 줄여서 예산안을 짜는 거예요.

솔직히 말하자면 가계부를 작성하기 쓰기 시작하는 첫 달이 가장 괴롭습니다. 한 달 동안 쓴 금액과 대면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이 지출은 어디 항목에 포함해야 하나...' 고뇌하며 지출 카테고리를 전면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첫 달에 예산안의 틀을 짜두면 다음 달부터는 가계부를 기록하기 훨씬 수월해집니다. 무엇보다 지출 카테고리마다 얼마나 썼는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상당한 동기부여가 되죠.

4단계. '더' 써야 하는 돈도 있다고요?

저는 '더' 쓸 돈도 마련해둡니다. '사회생활비'가 그런데요. 가령 예산안을 짤 때 카톡 캘린더를 통해 다음 달에 있을 친구의 생일을 확인해두고, 친구에게 사줄 생일선물 값을 미리 사회생활비 예산안으로 빼둡니다. 다음 달에 친한 친구의 생일이 많다면, 식비나 쇼핑비 등 다른 카테고리 예산안을 줄이는 등 유연하게 조절하죠.

각종 자기계발 금액으로 사용하는 '문화생활비'도 더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전시회, 영화, 독서와 같은 문화생활들을 자꾸 놓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10만 원은 문화생활비로 정해두고, 정해진 금액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곤 해요.

번외. 시행착오 겪을 결심

처음 가계부를 썼을 때는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어요. 돈 모으기에 이성을 잃어 무리하게 무지출챌린지를 할 때도 있었고, 스트레스를 받은 날에는 ‘에라,모르겠다!’며 몇 주간 가계부를 놓고 살 때도 있었죠. 그런데 그것은 가계부뿐만이 아니라 모든 자기계발 분야에 해당하는 고비 같아요. 중요한 것은 언제 그랬냐는듯 또 한번 시작할 용기를 갖는 거죠. 그렇게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일 테고요. 그러니 여러분도 이 글을 읽고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 포기하지 말고 성실히 내 돈을 관리해보아요! 

에디터님들의 계발톡🗨

철✨ :  나에게 돈이란 '삶을 넓히는 수단'이다! 문화생활을 하려면 적든 많든 머니머니가 필요하더라구요!

윤🪴 : 나에게 돈이란 ‘행복’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돈으로 살 수는 있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벌고, 쓰고, 나의 행복을 위해 또 다시 법니다.

유🌝 : 나에게 돈이란 애증이다.
덕분에 행복하기도 슬프기도 하다.

"재테크에도 요요 현상이 오지 않도록 극단적으로 금액을 줄이기보다 익숙해진 소비 습관을 개선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_ 책 속에서

도서 '돈버릇' 이 읽고싶은 분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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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첨자 발표 : 7/13

*이 콘텐츠는 카멜북스로부터 책 10권을 지급 받아 작성한 원고 입니다.

진짜 필요할 때 망설이지 않고 돈을 쓰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꾸준히 가계부를 씁니다. 3개월 치의 운동 등록 비용을 일시불로 결제하기 위해서. 책 사는 돈을 아끼고 싶지 않아서. 또 내년에 떠날 스페인 여행 자금을 넉넉하게 준비하기 위해서지요.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성장을 도모하고 지속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요. 저는 앞으로도 많이 고민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