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님, 에디터 릴리입니다😊 계란이들은 손편지를 자주 쓰는 편인가요? 저는 손편지 쓰는 것을 꽤 좋아하는 편이에요. 1년에 10통에서 20통 정도는 꼭 쓰는 것 같아요.

SNS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언제든지 쉽게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에서 손편지라는 건 어쩌면 적을 때도, 전달할 때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번거로운 일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럼에도 손편지를 쓰는 이유는 분명해요. 느리기에 얻을 수 있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죠.

우선 백지상태인 편지지에 글씨를 하나씩 적으면서 생각을 정제할 수 있어요. 빠르게 손가락으로 타이핑하고, 아니다 싶으면 ‘삭제’ 버튼을 누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죠.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메신저로 보낸다면 함축적인 이모티콘이나 ‘ㅋㅋㅋ’ , ‘ㅎㅎㅎ’로 표현하게 되는데, 손편지로 쓰다 보면 괜히 글씨로 풀어써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어 어떤 문장을 써야 할지 깊이 고민하게 돼요.

또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형태의 물체가 남죠. 온라인의 어딘가에 남은 데이터 형식이 아니라요. 그것은 마치 보이지 않던 누군가의 마음을 보는 것 같아요. 누군가의 마음을 고이 접힌 편지 형태로 받을 테니까요. 손편지들을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게 되는 이유도 그래서일까요? 가끔 예전에 받았던 편지를 열어보면 그 시절의 감정이 다시 찾아오곤 한답니다.

손편지는 각자의 글씨체, 편지지의 크기와 질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더 각별해요. 때로는 글씨만 봐도 반가운 마음이 들거나, 글씨조차도 그 사람과 어울린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그만큼 편지엔 손편지를 쓴 사람만의 특색도 고스란히 담겨서, 똑같은 폰트로 전달되는 온라인의 메시지와는 다른 느낌을 줍니다.

손편지만의 매력에 대해서 조금은 공감할 수 있겠나요? 빠르고 편리한 것이 제일은 아닌 것처럼, 때로는 ‘굳이’라는 생각이 드는 일들이 모여 저희의 일상을 다채롭게 만들곤 해요. 손편지도 그런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쉬운 방법이 있지만 굳이 시간을 더 쓰면서라도 온전히 느끼고 싶은 것이죠. 그럼, 그 매력을 느끼기 위해서 어떻게 손편지를 써야 할지 함께 알아보아요.

평소 손편지를 잘 쓰지 않았다면 언제, 어떻게, 무슨 내용을 적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어요. 그런 계란이들을 위해서 ‘손편지’라는 매체에 좀 더 쉽게 다가가는 법을 이야기해볼게요.

먼저 우리가 가장 흔히 생각하는 방법이죠. 타인에게 편지를 쓰는 거예요. 손편지로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우리는 익숙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더 인색한 편이에요. 말로 꺼내려고 하면 괜히 부끄럽기도 하고요.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나의 마음을 온전히 알 수 없어요. 그럴 때 가끔 손편지로 마음을 전해보면 어떨까요?

만약에 뜬금없이 편지를 쓰기가 어색하다면, 기념일을 핑계로 진심을 표현해 보세요. 저는 생일을 기념해 쓰는 편지를 가장 좋아해요. 누군가가 태어난 날을 이유로 그 사람과 나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거죠. 생일을 축하한다는 문장 뒤로 처음으로 그 사람을 알게 되었던 시간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기억에 남는 순간을 추억하기도, 그 사람에게 힘을 받았던 말들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해요.

만약 당장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딱히 생각나는 날이 없다면, 그저 더 사소한 것들을 기념일로 정해보는 거예요. 그 사람의 시작을 응원하는 입사, 마지막을 응원하는 퇴사, 한 해의 시작이나 마지막 날, 또는 한 해의 절반이 지난 날처럼 말이에요. 의식하지 않았으면 지나갈 일을 특별한 날로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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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쓰는 편지

to. 미래의 나에게

남이 아닌 나에게 쓰는 편지도 있어요. 자신의 마음은 자기가 가장 잘 이해하는 법이죠. 미래의 내가 힘을 얻을 수 있게 위로의 문구를 적기도 하고, 현재의 제가 궁금한 것들을 적기도 해요.

지금 하는 고민을 적으면 편지를 읽을 때쯤에는 이미 그 고민을 잊어버린 경우도 있었어요. 1월 1일에 쓰는 12월 31일에 열어볼 편지, 1살 어렸던 나의 생일날 쓰는 편지와 같이 지정된 날짜에 편지를 쓰고 열어보면, 내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아주는 사람이 써준 소중한 편지를 받을 수 있답니다.

저는 최근에도 저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어요. 아마도 연말쯤 열어보게 될 것 같은데, 반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제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응원하는 마음과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을 듬뿍 담아 적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