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러는지는 잘 모르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반복되는 패턴에 자꾸 걸려 넘어지는 것이 싫었고 그 패턴 자체를 바꾸고 싶었어요. 그 수단으로 책, <불안할 땐 뇌과학>에서 힌트가 되는 문장을 하나 찾아 적용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려운 얘기는 뒤로 하고 딱 이것만 곱씹었어요. 두려움과 불안을 유발하는 기억(기존의 패턴) 대신 새로운 연결(새로운 패턴)을 개발할 수 있다.

"편도체에 의해 형성된 감정적 기억을 쉽게 지울 수는 없지만, 편도체에서 두려움과 불안을 유발하는 기억과 경쟁하는 새로운 연결을 개발할 수는 있다. .. 이런 새 연결망을 설정하려면, 먼저 트리거와 부정적 사건 사이의 기존 연결 관계를 부정하는 상황을 편도체에 학습시킬 필요가 있다"

 —‘불안할 땐 뇌과학’, 캐서린 피트먼, 엘리자베스 칼

저는 항상 시작할 때부터 잘해야지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그 연결 관계를 부정하는 상황을 만들기 위해 시작에서 힘을 빼기로 했습니다. 계란이마다 얼어붙는 이유(=트리거)는 다르겠지만 일단 인지가 되었다면 우린 변할 수 있어요. 지금의 저는 불안 패턴의 새로운 경로를 만들기 위한 연습을 삶의 여러 영역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매번 100% 잘 되는 건 아니지만 지긋지긋한 회피를 줄이는 데 분명한 도움이 되었지요.

가장 쉬운 방법부터 안내해 드릴게요. 시작의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계란이가 있다면, 한번 일상에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 세팅(=기존 패턴을 끊는 기술)

= 내가 피하려는 이유를 수용하기

✅ 시간이 없는데(=생각 트리거)

= '심리적 회피'에 대응하기 위해 짧은 단위로(30초, 1분, 5분) 합니다.

운동 가는 시간과 하는 시간, 정리 시간까지 합하여 1시간~2시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면, 퇴근 후 피곤한 상태에선 하기 어렵겠죠. 그 두려움을 긍정하고 운동을 하되, 아주 짧게 시작해보세요. 저의 경우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땐 스트레칭 동작(쭉 펴는 것)만 여러 번 했어요. 조금 더 기력을 차린 뒤엔 유튜브 운동 영상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한 동작만, 그다음에는 한 세트만 했습니다. 시간으로 따지면 30초~5분 정도였죠. 이런 날이 하나둘 쌓이다 보면 홀린 듯이 15분 운동을 끝낼 수 있을 거예요.

✅ '운동' 그 자체 (=단어 트리거)

= 운동이 아닙니다. 돈을 지키는 겁니다(단어 전환)

사람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에서 더 큰 고통을 느낀다고 합니다. 운동을 안 해서 무언가를 잃는다면, 심지어 그게 나의 돈이라면 정말 마음이 쓰리겠지요. 보증금을 거는 어플을 다운받거나, 학원 또는 대회를 등록하세요. 운동을 싫어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돈을 싫어하시는 분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필라테스를 다니면서 출발 바로 직전까지 가기 싫을 때, '안 가면 2만원이다(=실제 비용)'라는 마음으로 일어났어요. 운동하는 도중 그만두고 싶을 때는 '꾸준한 복근운동 한 번에 이천만 원'(=예상 척추 수술비) 생각해서 동작 하나를 더 할 수 있었답니다.

이처럼 소개해드린 방법으로, 소소한 일상뿐만 아니라 중요한 일과 관계 등 시작이 어려웠던 영역을 손쉽게 세팅해버릴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계란이의 조금 더 즐거운 내일을 위하여!

저는 듀오링고로 영어 공부를 하는데요. NN일 연속이라는 숫자를 깨뜨리기 싫다는 강박적인 두려움을 아주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매일 딱 하나라도 연속 갱신을 위해 하다 보면, 시간이 남을 때 겸사겸사 더 하고, 그러다 리그(=사용자 간의 랭킹 제도)가 올라가고, 순위를 지키기 위해 몰두하고... 그렇게 현재 저는 펄 리그입니다!